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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바오로 수도회

제목 김동주도마 수사의 글 ③
작성자 오완수 작성일 2020-05-09 00:11:23


오늘의 묵상 / 5월10일 (부활5주일) / 요한복음 14. 1-12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고 하자 제자 토마스가 반문합니다. ‘주님, 저희는 주님이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고 그 길을 어떻게 알 수 있냐’고.
그런데 예수님은 한술 더 떠 알쏭달쏭한 말씀을 하십니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복음에서 이야기하는 예수님이 가시는 길은 제자를 포함해 우리가 사실은 알고 있고 이미 여러분들도 자주 들은 곳입니다. 당신의 아버지께로 돌아간다는 것이지요. 아버지께로 돌아간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 당신과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할 죽음을 통해서 실현된다는 것입니다. 죽음을 통해서! 따라서 토마스의 질문은 예수님의 마지막 운명, 죽음을 믿지 않으려는 태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의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과연 토마스의 믿음과 우리의 믿음이 크게 다를까요? 제 생각으론 우리가 모두 토마스처럼 어느 정도 불완전하고 나약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불완전하고 나약한 믿음이 무조건 부정적이고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믿음이 굳건해지기 위한 필수 과정일 수 있으니까요. 그럼 모래 위의 발자국이란 예화를 통해 우리의 믿음을 성찰해보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약한 믿음이 강한 믿음으로 변화되는 기적을, 마음의 성장을 느껴보세요.

어느 중년 부인이 친구들에게 자신이 꾼 꿈 이야기를 하였다. “내가 해변을 걷고 있는데 내 옆에 예수님도 함께 걷고 계셨어. 내가 살아온 인생이 영화 한 편으로 상영되고 있었어. 그런데 자세히 보니 모래 위의 발자국이 이상하다는 것을 보았어. 평범하게 무난하게 잘 살았을 때 발자국이 네 개 즉 두 사람 것이 있었어. 하지만 내 인생에 아주 힘든 고비가 있었을 때 모래 위에 발자국이 두 개 즉, 한 사람 것만 있는 거야, 내 발자국만 보인 거지,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예수님은 내가 힘들 때(많이 아팠고, 슬펐을 때) 어디 계셨던 거지? 안 계신 거 아니야, 예수님께 항의했습니다.

‘예수님, 당신은 항상 저와 함께 계신다고 약속하셨잖아요? 그런데 제가 가장 힘든 순간 모래 위의 발자국이 하나밖에 없네요, 제가 가장 당신을 필요로 하는 순간 당신은 어디 계셨던 거에요?”
예수님은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셨다. “발자국이 하나밖에 없었던 것은 네가 가장 힘들어하는 순간에 내가 너를 안고 걸었기 때문이지”.

여러분의 믿음을 돌아보세요, 이 모래 위의 발자국을 들으며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여러분은 과연 몇 번이나 예수님과 모래 위를 함께 걸었다고 여기는 건가요? 여러분은 과연 힘들고 어려운 순간 혼자의 힘만으로 어려움을 이겨냈다고 여기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토마스의 믿음이나 우리의 믿음의 공통점은 예수님을 보고도 잘 믿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삶이 어떤 삶이어야 하는지 잘 알면서도 우리의 약함과 잘못으로 우리는 예수님의 길, 즉 수난, 죽음, 부활의 삶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받아들이지 못하는 이유는 아마도 우리의 약함, 두려움이나 죄에 기울어지는 성향 때문일 것입니다.

언제나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를 위해 십자가 죽음을 맞이하신 그분의 삶을 힘들어도 잘 따라가야겠습니다. 고난의 길, 영광의 길인 예수님의 길. 아멘 고맙습니다.     


- 성바오로 수도회 김동주도마 수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