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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주도마 수사의 글 ②

작성자오완수 | 작성일2020-04-17 20:54:06




2020년 4월12일 부활미사 (예수님의 부활)



여러분, 안녕하세요?

예수님의 부활을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함께 기뻐합니다.

성바오로수도회 김동주 도마 수사입니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힘들고 지치고 답답한 마음이지만 그래도 기쁘게 부활절을 맞으셨기를 바랍니다. 확실한 것은 부활이 우리 신앙생활의 기쁨이고 삶의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또한, 부활은 모든 그리스도인 삶의 가장 큰 희망이며 축복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예수님께서 죄 많고 나약한 우리 인간을 죽음에서 구해주시어 새 생명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부활이 큰 기쁨이요 선물이라면 우리는 어떻게 삶의 현장에서 이 부활을 실천하고 적용해야 할까요? 예수님이 죽었다가 살아난 이 복되고 커다란 사건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그것은 바로 오늘 독서에서 답을 찾을 수 있습니다. 12일, 오늘 2독서, 사도 바오로의 콜로사이서 3,1-4를 잘 보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



이 말씀으로 우리가 부활의 삶을 살아가야 할 방향과 목적을 알게 됩니다. 더 풀어 설명하면, 저 위에 있는 것은 지상 것이 아닌 천상 것입니다. 물질세계가 아닌 영적인 세계입니다. 보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인간적이 아니라 신적인 것입니다. 육적인 것이 아닌 영적인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 부활을 산다는 것은 땅을 보고 사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보는 것입니다. 하늘을 보고 사는 것이 예수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살아갈 때 하느님 역시 우리의 모습을 보고 참 좋아하실 것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나약한 인간이 예수님을 닮기는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그분을 닮을 수 있을까요?



모든 것에 의미를 두고 깨어 살아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심리학의 의미치료 창시자, 죽음의 수용소 저자인 빅터 프랭클은 모든 것에서 의미를 찾으며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삶을 포기하지 않고 의미를 찾아 결국 생존하였던 위대한 인물입니다.



삶의 의미를 찾고 깨어 살 수 있는, 그래서 지상의 것이 아닌 천상의 것을 추구하게 되는 예화를 소개합니다. 수영장과 십자가라는 예화입니다. 세상을 살며 의미를 찾고 깨어 살아갈 때 우리는 진정한 부활을 사는 그리스도인이 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한 청년이 수영장에 올 때마다 발가락을 수영장 물 안에 적시는 모습을 이상하게 본 수영장 관리인이 물었습니다. “아, 그건요 제가 수영강사였을 때 큰 사건이 있었어요. 어느 무더운 여름날 밤, 조명도 없이 달빛만이 비춰진 실내 수영장의 8m가 넘는 높이에서 다이빙하려는 순간, 팔을 벌리고 달빛에 반사된 수영장 벽면의 희미한 이미지를 보았는데 그건 예수님이 십자가에 매달린 형상이었습니다”. 오랜 냉담을 하던 청년은 자신의 죄와 잘못을 뉘우치고 예수님의 수난 죽음, 부활을 짧은 시간이지만 깨달았습니다. 청년은 감동하였고 눈물까지 흘리는 바람에 멋진 다이빙을 포기하고 다이빙대 5층 계단을 걸어 내려왔습니다. 내려와서 수영장 바닥을 본 청년은 소스라치게 놀랐습니다. 수영장 바닥에 단 한 방울의 물도 없었습니다. 청소를 위해 관리인이 어젯밤에 수영장 물을 다 빼버렸던 것입니다. 청년은 그날 두 가지로 구원을 받았다고 여겼습니다. 한 가지는 영적인 구원입니다. 냉담을 하며 하느님을 외면하다 십자가 예수님을 보며 회심한 것, 두 가지는 육적인 구원입니다. 청년이 다이빙을 그냥 하였다면 물이 없는 빈 수영장 바닥에 부딪혀 즉사하였을 것입니다.



신자 여러분, 기억하십시오. 힘들고 어려울 때, 사는 것이 지칠 때, 깨어 살며 일상에서 의미를 찾는다면 우리는 세상 모든 상황에서 그분을 만날 것입니다. 이것이 부활을 사는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아래를 보지 않고 위를 보며 사는 신앙인의 자세, 부활을 살아가는 성숙한 신앙인의 자세입니다.



다시 한번 부활을 축하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성바오로 수도회 김동주도마 수사 -